조립PC 총비용이 1년 만에 약 50% 올랐습니다. 다나와가 2026년 2월 정리한 자료에서 같은 구성의 조립PC 견적이 2025년 2월 약 87만원에서 2026년 1월 약 131만원이 됐고, 여기에 RTX 5060을 넣은 게이밍 구성은 147만원에서 191만원이 됐습니다. 오른 것은 그래픽카드가 아니라 램과 SSD였습니다.
본 글의 사양과 가격은 작성 시점 기준이며, 특히 부품 가격은 수시로 변동합니다. 구매 전 최신 시세를 확인하세요.

예전에 쓰던 견적표를 그대로 열었다가 램 칸에서 멈췄습니다. 숫자를 잘못 본 줄 알았습니다.
이 글에서 확인할 것은 하나입니다. 예산이 정해져 있을 때 부품별로 돈을 어떤 순서로 배분하고, 모자라면 무엇부터 내려놓아야 하는가.
견적의 전제가 바뀌었다
몇 년 동안 조립 견적의 문법은 단순했습니다. 그래픽카드에 예산의 큰 덩어리를 넣고, CPU를 거기 맞추고, 램과 SSD는 남는 돈으로 채운다. 램은 흔한 부품이었고 SSD는 해마다 싸졌기 때문입니다.
이 전제가 2025년 4분기부터 무너졌습니다.
사실 — 다나와가 2026년 1월 2일 정리한 국내 RAM 가격동향에 따르면 2025년 12월 기준 DDR4는 약 250%, DDR5는 약 300% 올랐고, 2026년 1월 1일 시점 1GB당 단가는 DDR4가 11,000~12,000원, DDR5가 15,000~16,000원이었습니다. 같은 매체는 이를 최근 10년 기준 역대 최고점으로 표현했습니다.
SSD도 같은 방향이었습니다. 다나와가 2026년 2월 27일 정리한 자료에서 국내 NVMe Gen4 SSD는 역대 최저가 대비 약 3배로 올랐고, 2026년 1~2월 두 달 사이만 봐도 Gen4 1TB가 35.31% 올랐습니다. 같은 기간 미국 시장은 역대 최저가 대비 3~5배로, 국내보다 상승 폭이 컸습니다.
해석 — 그래픽카드 값이 올라서 견적이 비싸진 것이 아닙니다. 견적표에서 원래 작았던 칸 두 개가 커지면서 전체가 밀린 구조입니다. 그래서 예전 견적 글의 배분 비율을 그대로 가져오면 지금은 맞지 않고, 부품별 우선순위 자체를 다시 세워야 합니다.
가격의 방향에 대해서는 상반된 신호가 같이 나옵니다. 사실 — 트렌드포스는 2026년 7월 3일 자료에서 3분기 일반 DRAM 계약가가 전분기 대비 13~18%, 낸드플래시가 10~15% 오를 것으로 전망하면서, 상승 속도 자체는 이전 분기보다 눈에 띄게 느려진다고 봤습니다. 한편 Tom's Hardware가 추적하는 램 가격 인덱스는 2026년 8월 27일 갱신 기준 DDR5 32GB 키트 최저가를 389달러로 기록했고, 같은 페이지는 2025년 10월에 100~200달러였던 구성이라고 적었습니다.
해석 — 오르는 속도가 줄어드는 것과 값이 내려가는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견적을 짜는 입장에서는 "곧 싸질 테니 기다린다"보다 "지금 예산으로 가능한 구성"을 정하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국내에서 실제로 팔린 조합
기준선이 하나 있으면 판단이 빨라집니다. 내 용도에 딱 맞는 정답은 아니더라도, 남들이 실제로 어디에 얼마를 썼는지 알면 내 견적이 어느 방향으로 치우쳤는지 보이기 때문입니다. 국내 완제품 조립PC 판매 데이터가 그 역할을 합니다.
사실 — 다나와가 2026년 6월 17일 정리한 상반기 인기 조립PC TOP 10에서 CPU는 라이젠 5 7500F가 4개로 가장 많았고 라이젠 5 5600이 2개, 라이젠 7 9800X3D가 2개, 라이젠 7 7800X3D와 코어 i7-14700F가 각 1개였습니다. 그래픽카드는 RTX 5060 Ti가 TOP 10의 절반을 차지했습니다. 램은 32GB가 7개, 저장장치는 M.2 NVMe 1TB가 8개였습니다. 판매 1위 구성은 라이젠 5 7500F에 RTX 5060 Ti, 32GB, 1TB 조합이었습니다.
전 세계 게이머의 설치 환경도 비슷한 곳으로 수렴하는 중입니다. 사실 — 2026년 7월 스팀 하드웨어 서베이에서 8코어 CPU가 27.85%로 6코어(27.52%)를 처음 앞섰고, 4코어는 13.2%로 내려갔습니다. 그래픽카드 VRAM은 16GB가 25.9%로 8GB(25.32%)를 처음 넘어섰습니다.
국내 판매 구성과 글로벌 설치 기반이 같은 지점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6~8코어 CPU, 16GB VRAM 중급 그래픽카드, 32GB 램, 1TB NVMe. 이 조합이 지금의 표준 게이밍 구성에 가깝습니다. 다만 이것은 "많이 팔린 것"이지 "내 용도에 맞는 것"은 아니어서, 아래 네 칸을 순서대로 정해야 자기 기준이 나옵니다.
첫 번째 칸 — 그래픽카드
게이밍 견적에서 순서상 가장 먼저 정해지는 부품입니다. 다른 부품과 달리 등급을 정하는 기준이 명확하기 때문입니다. 모니터의 해상도가 필요한 등급의 폭을 좁혀줍니다.
| RTX 5070 | 12GB | 132.6 fps | 96.4 fps | 54.3 fps |
| RX 9060 XT | 16GB | 98.3 fps | 67.3 fps | 35.2 fps |
| RX 9060 XT | 8GB | 93.2 fps | 62.5 fps | 29.7 fps |
| RTX 5060 Ti | 16GB | 105.2 fps | 73.4 fps | 40.2 fps |
| RTX 5060 Ti | 8GB | 100.4 fps | 68.6 fps | 28.1 fps |
| RTX 5060 | 8GB | 88.5 fps | 59.8 fps | 21.8 fps |
| 인텔 아크 B580 | 12GB | 71.5 fps | 50.7 fps | 27.6 fps |
출처: Tom's Hardware GPU Benchmarks Hierarchy 2026. 네이티브 해상도 기하평균, 업스케일링·프레임 생성 미적용.
표에서 눈에 띄는 것은 같은 이름의 8GB와 16GB 사이 간격입니다. RTX 5060 Ti는 1080p에서 4.8fps 차이인데 4K에서는 12.1fps로 벌어집니다. RX 9060 XT도 같은 방향입니다.
VRAM은 해상도가 올라갈수록 갈라집니다.
100만원대 견적에서 현실적인 선택지는 RTX 5060 Ti 16GB와 RX 9060 XT 16GB 구간입니다. 둘 다 1080p 고주사율과 1440p 60fps대를 네이티브로 감당하는 위치에 있고, 국내 판매 데이터에서도 RTX 5060 Ti가 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 칸 — 램과 SSD
예전 견적 글이라면 이 항목은 맨 뒤에 있었을 겁니다. 지금은 그래픽카드 바로 다음입니다. 용량부터 정하는 것이 순서인데, 게이밍 기준으로 램 32GB와 M.2 NVMe 1TB가 국내 판매 구성의 사실상 표준입니다. 문제는 이 표준을 맞추는 비용이 예전과 다르다는 점입니다.
여기서 판단이 갈리는 지점이 두 개 있습니다. 첫째는 16GB로 내려가는 선택입니다. 램 예산을 절반 가까이 줄일 수 있지만 게임 외 작업의 여유가 함께 줄어듭니다. 지금 16GB로 시작하고 나중에 증설하는 방법도 있는데, 이건 증설 시점의 램값을 알 수 없다는 위험을 같이 떠안는 선택입니다.
둘째는 DDR4 플랫폼으로 내려가는 선택입니다. 예전이라면 확실한 절약이었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사실 — 디일렉이 2025년 12월 24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같은 날 오전 기준 DDR4 16Gb 현물 최고가가 73달러로 DDR5(34달러)의 두 배를 넘었습니다. 구형 D램의 생산량 감축이 원인으로 지목됐습니다.
해석 — "구형이 싸다"는 통념이 이 국면에서는 뒤집혔습니다. DDR4 시스템으로 내려가기 전에 실제 시세를 양쪽 다 확인해야 합니다.
저는 램을 나중에 증설할 생각으로 16GB로 시작했다가, 증설할 때 처음 살 때보다 비싸게 산 적이 있습니다.
SSD는 조금 다릅니다. 1TB와 2TB 사이는 용량 문제이고, 게임 설치 개수를 줄이거나 나중에 슬롯을 추가하는 식으로 조정이 가능합니다. 메인보드에 M.2 슬롯이 두 개 이상 있는지만 미리 확인해두면 됩니다.
세 번째 칸 — CPU
게이밍 견적에서 CPU는 성능 순위를 올리는 부품이 아니라 그래픽카드의 발목을 잡지 않는 선을 찾는 부품입니다. 순위표에서 위로 갈수록 좋아지는 것은 맞지만, 그 개선이 화면에 나타나려면 그래픽카드가 먼저 여유가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이 칸은 "얼마나 빠른가"보다 "어디서부터 낭비인가"를 보는 쪽이 맞습니다.
| 라이젠 7 9800X3D | 97.0% |
| 라이젠 7 7800X3D | 85.6% |
| 코어 i5-14600K | 72.8% |
| 라이젠 5 9600X | 72.6% |
| 코어 울트라 7 265K | 70.3% |
| 라이젠 5 7600X | 67.3% |
| 코어 울트라 5 245K | 67.1% |
| 코어 i5-14400 | 58.0% |
출처: Tom's Hardware CPU Benchmarks Hierarchy 2026. 17개 게임 기하평균, 1080p, RTX 5090 FE 사용. 기준값은 라이젠 7 9850X3D = 100%.
이 표를 읽을 때 조건 하나가 중요합니다. RTX 5090으로 1080p를 돌린 값이라는 것. CPU 차이를 최대로 드러내려고 일부러 GPU 병목을 없앤 조건입니다. 실제로 RTX 5060 Ti 급을 1440p에서 쓰면 그래픽카드가 먼저 한계에 닿기 때문에, 표에서 15%p 차이 나는 두 CPU가 체감상 거의 붙어 나올 수 있습니다.
그래서 100만원대 게이밍 견적의 CPU 선은 상위권이 아니라 중위권 6코어대에 형성됩니다. 국내 판매 1위 구성이 라이젠 5 7500F였던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CPU에 예산을 더 쓰는 것이 맞는 경우도 분명합니다. 프레임이 CPU에 크게 의존하는 시뮬레이션·전략 장르, 방송 송출을 겸하는 경우, 영상 편집이나 컴파일 작업이 섞이는 경우입니다.
용도를 먼저 적고 표를 보면 이 칸에서 헤매지 않습니다.
네 번째 칸 — 파워와 메인보드
견적에서 마지막에 남는 칸이지만, 줄였을 때 가장 나쁜 방식으로 돌아오는 칸이기도 합니다. 여기는 취향의 영역이 아니라 제조사가 숫자로 정해둔 영역입니다.
| RTX 5060 | 145W | 550W |
| RTX 5060 Ti | 180W | 600W |
| RX 9060 XT 16GB | 160W | 450W |
출처: NVIDIA GeForce RTX 5060 제품군 공식 페이지, AMD Radeon RX 9060 XT 16GB 공식 제품 페이지.
권장 용량은 그래픽카드 하나가 아니라 시스템 전체 기준입니다. CPU 등급을 올리거나 저장장치·팬을 늘리면 여유분이 줄어듭니다. 표의 숫자를 하한이 아니라 시작점으로 보는 편이 안전합니다.
메인보드는 소켓과 확장성만 확인하면 대부분 해결됩니다. M.2 슬롯 개수, 램 슬롯 개수, 그리고 나중에 CPU를 바꿀 계획이 있는지. 게이밍 성능 자체는 상위 칩셋으로 간다고 올라가지 않습니다.
줄이는 순서와 확인할 포인트
견적이 예산을 넘어가는 상황은 거의 항상 옵니다. 그때 어디를 손댈지 미리 정해두면 견적표가 흔들리지 않습니다. 기준은 단순합니다. 나중에 되돌릴 수 있는 것부터 줄이고, 되돌릴 수 없는 것은 마지막에 건드립니다.
| 1 | SSD 용량 | 게임 설치 개수 제한 | 슬롯 여유가 있으면 나중에 추가 가능 |
| 2 | CPU 등급 | 특정 장르·작업에서 프레임 손해 | 소켓이 같으면 나중에 교체 가능 |
| 3 | 램 용량 | 멀티태스킹 여유 감소 | 증설 가능하나 미래 시세가 변수 |
| 4 | 그래픽카드 등급 | 해상도·주사율 목표 자체가 내려감 | 교체 외에 방법 없음 |
| 5 | 파워 용량 | 안정성 문제 | 조정 대상 아님 |
표의 순서를 실제 구매 체크리스트로 바꾸면 다섯 항목이 됩니다.
- 모니터 해상도와 주사율을 먼저 적는다 → 그래픽카드 등급의 범위가 정해진다
- 1440p 이상을 쓸 계획이면 VRAM 16GB를 후보 조건으로 둔다
- 램과 SSD는 용량을 먼저 확정하고 시세는 구매 직전에 다시 본다
- CPU는 순위표가 아니라 용도로 고른다 → 게이밍 단독이면 중위권에서 갈린다
- 제조사 권장 파워 용량을 확인한다 → 시스템 전체 기준이다
이 글의 숫자들은 확인 시점의 기록입니다. 특히 램과 SSD는 몇 주 단위로 움직이고 있어서, 구성은 이 순서로 짜되 금액은 구매 직전 시세로 다시 계산하시는 편이 정확합니다.
저는 이번에 견적을 다시 짜면서 램 칸을 그래픽카드 다음에 놓는 쪽으로 순서를 바꿨습니다. 지금 견적을 짜신다면 어느 칸에서 가장 오래 고민하고 계신가요? 댓글로 남겨주시면 같이 따져보겠습니다.
본 글의 사양과 가격은 작성 시점 기준이며, 특히 부품 가격은 수시로 변동합니다. 구매 전 최신 시세를 확인하세요. 고지 사항 전문: https://decemberr.tistory.com/pages/notice